아기자기 스위트룸
카테고리
작성일
2015. 6. 27. 19:06
작성자
순묵애빛


트위터 드림 전력 :: 너의 빨강구두

두 번째 주제, 흔적

캐릭터, 코가미 신야(사이코패스)

스타일, NL 연인?





※ 오너캐 등장

※ 날림 주의

※ 원작 캐릭터와 자캐가 엮이는 드림소설을 싫어하시는 분은 열람을 자제해주세요

※ 자작설정 추가(갱생학자 = 잠재범들의 범죄 계수를 낮추는 일을 함. 의사, 상담가와 다르다. 범죄계수를 낮추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범죄와 관련된 지식을 많이 알고 있다면 범죄 계수가 확 올라가버려서 집행관에겐 사실상 쓸모가 없다.)
















 갱생학자인 론은 코가미 신야의 사이코패스 담당이었기에 그가 돌아올 수 없는, 돌아와서는 안되는 이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괴로웠다. 돌아온다는 희망을 갖고 싶어도 그녀 만큼은 그럴 수가 없었다.

 그의 소식을 공안부로부터 전해들은 론은 평소와 같이 나른한 눈으로 웃어보였고 아무렇지 않게 다른 잠재범의 사이코패스를 담당하게 되었다. 평소와 같은 퇴근 시간에 공안부를 나섰지만 평소와 같이 코가미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다. 론은 거실에서 혼자 보는 붉은 노을이 낯설기만 했다. 삶의 감각이 없던 예전으로 돌아온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녀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쓰러지듯 침대에 누워 이불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것이 예전의 무의미했던 예전과 똑같아서 코 끝이 쓰라렸다. "이제 나의 삶에 코가미 신야는 없다." 말랐을 거라고 생각했던 눈물이 그녀의 눈꺼풀을 비집고 흘러나왔다. 론의 어깨가 떨렸다. 건조했던 이불이 따뜻한 눈물에 젖어갔다. 해가 서서히 모습을 감출 때 주위가 더욱 조용해졌고, 훌쩍이는 소리는 점점 커져서 공허한 거실을 채워갔다. 그녀가 울음을 멈출 쯤에는 이미 해는 완전히 져버렸다. 불을 켜지 않은 거실은 유리창을 뚫고 들어온 희미한 달빛이 채워주고 있었다.

 론이 죽은 듯 소리없이 누워있기를 수 분, 그녀가 키우는 고양이가 작은 울음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평소엔 불러도 모르는 척 하더니 제 주인 상태가 이상하니 걱정되긴 했나보다. 고양이의 말랑한 발바닥이 제 머리를 건드리고서야 조금 움직인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녀가 얼굴을 묻고 있던 이불은 흠뻑 젖어 축축해졌다. 론은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다 눈살을 찌푸렸다. 붉어진 눈에 다시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주르륵 흐르기 시작하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방금 전까지 얼굴을 묻고 있던 이불을 손으로 꾹 쥐고 끌어안았다.

 그가 좋아하는 질감의 이불이다. 가끔 자신의 집에 왔다가 한숨 자고 가는 그를 위해 항상 준비해두었던 것이었다. 론은 그것을 떠올리자니 이불에서 어렴풋이 그의 온기가 남아있는 것 같아 더 괴로워졌다. 사실 이불 외에도 이 집에는 그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녀의 것과 나란히 놓인 칫솔이나 그가 자주 마시는 음료, 피우다가 놓고 간 담배와 라이터, 보고 아무렇게 올려둔 신문, 얼마 전에 가져다 준 문서 등 많았다.

 론은 침대에 앉아서 주위를 슥 훑어보며 그의 흔적을 눈에 새겼다. 가만히 두자니 그가 계속 생각나서 괴롭고, 치우자니 그가 자신의 옆에 존재 했던 추억을 없애는 것 같아 괴로워서 론은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다시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어째서 혼자 남겨둔 거예요? 홀로 남은 그녀가 물었다. 고양이들도 따라 울기 시작했다.


 론을 따라 울던 고양이들이 소리를 멈추고 하나둘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녀가 앉아 있는 침대에 다른 무게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