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 스위트룸
카테고리
작성일
2016. 4. 23. 21:02
작성자
순묵애빛

작성일 : 15.12.28 17:38

 

 

 

들어주시면 더욱 좋습니다 :)

 

 

 

캐릭터, 코가미 신야(사이코패스)

스타일, HL 대학생AU

 

 

 

 

 

※ 오너캐 등장

※ 원작 캐릭터와 드림주(자캐)가 엮이는 드림 소설을 싫어하시는 분은 열람 자제 부탁드립니다.

※ 캐붕주의

합작 원문

 

 

 

 

 

 

삿님 커미션

 

 

 

 

 눈이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기온이 떨어진 날, 론은 따뜻한 도서실에서 있었다. 그녀는 독서를 하는지 책을 들고 앉아 있었는데, 시선은 글자 위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했다. 론은 한숨을 쉬며 저도 모르게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억눌렀다. 아무리 기분이 좋아도 조용한 도서실에서 혼자 웃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코가미가 먼저 말을 꺼냈다. 서로의 일정이 빡빡하여 한동안 만나지 못했고, 시간이 나더라도 쉬고 싶어 할까봐 서로 머뭇거리던 때, 드디어 약속을 잡았다. 최근 일정으로 피곤할 텐데 쉬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했지만 그는 듣기 좋은 목소리로 웃으며 괜찮다고 했다. 사귄 지는 꽤 됐지만 같은 대학교에 다녀서 시간이 되는 대로 해가 질 때까지 같이 다녔던 터라 따로 약속을 잡거나 하지 않았다. 때문에 데이트 신청은 처음 받는 것이었고 익숙한 만남이 더욱 설렜다.

 론은 책을 꾹 쥐고 흔들리는 시선을 진정하려 애쓰다가 퍼뜩 생각난 듯 책을 내려놓고 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차이가 없어 보이는 옅은 화장이었지만 뭉치거나 뜬 부분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평소 하는 편은 아니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이기에 좀 더 예뻐 보이고 싶어서 화장오랜만에 데이트라고 했더니 친구들이 강제로 해주었다을 했다. 론은 핸드폰 액정에 어색한 표정을 지어보이곤 고민하여 산 향수를 살짝 뿌렸다. 달콤한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고 시간을 확인한 그녀는 책을 가져다 놓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익숙한 인기척이 뒤에서 다가오는 것도 모른 채 떨리는 마음을 감싸듯 책을 끌어안고 발을 옮겼다.

 론은 발소리를 죽이고 총총 책장으로 걸어와서 책이 꽂혀 있던 위쪽으로 손을 뻗었다. 꺼낼 땐 조금 애를 먹었지만 꽂는 건 밀어 넣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기에 쉽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빽빽하게 늘어선 책 사이에 끼워 넣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조금만 더 하면 들어갈 것 같아서 론은 계속 밀어 넣었다. 팔에 힘이 풀려서 부들부들 떨릴 때, 누군가가 그녀의 손과 함께 책을 잡더니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책을 뺏어들었다. 론이 놀라서 작은 소리를 내며 급하게 돌다가 옆으로 휘청거리자 허리를 잡아 지탱해주었다. 그녀는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고개를 들어 자신의 뒤에 선 사람을 올려다보았다.

 

 "북카트에 놓아두면 되는데."

 

 코가미는 책을 꽂아 넣은 뒤 론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잠시 멍하니 있던 그녀는 그제야 느껴지는 그의 스킨 향과 온기에 얼굴을 붉히며 균형을 잡았다.

 

 ", 언제 왔어요?"

 "일어나서 책장으로 갈 때부터. 몰랐어요?"

 

 론은 얼이 나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코가미는 그녀의 반응이 귀여운지 조그맣게 웃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잡고 이끌었다. 론은 갑자기 손을 잡혀서 놀랐다가 너무 차가워서 두 번 놀랐다. 잡힌 손 안에서 손가락을 꼬물거리던 론은 양손으로 그의 손을 감싸 잡았다. 차갑다고 속삭이듯 말하니 코가미가 밖에 오래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날씨가 이래서야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하겠네요."

 

 론이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침에 비가 내려서 그런지 바람이 더욱 차게 느껴졌다. 그녀가 추위에 못 이겨 작은 신음을 내자 코가미는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발을 옮겨 론이 바람을 맞지 않게 막아주었다. 칼바람에 목을 집어넣고 눈을 질끈 감은 그녀는 그 사실을 알 리 없었다.

 

 "먼저 영화부터 보러 갈까 하는데."

 

 그의 말에 론은 눈을 번쩍 뜨고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맛있는 소리를 들은 고양이 마냥 말없이 눈을 빛내고 있는 것이 귀여워 그는 다시금 옅은 미소를 지었다. 코가미는 무슨 영화냐는 물음에 개봉한 지 좀 된 거라고만 할 뿐 확실한 대답은 하지 않았다.

 

 

 영화를 보면서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두 사람은 예매한 표를 가지고 바로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영화관으로 오는 내내 영화 제목을 맞추려던 론은 입구 옆에 크게 띄워진 포스터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 이거 보고 싶었던 거예요!"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스릴러 영화였다. 개봉했다는 건 알았지만 바빠서 미루다가 잊어버렸다. 그것을 오늘 연인인 그와 함께 볼 수 있다니, 론은 기쁜 마음에 활짝 웃으며 재잘거렸다. 코가미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을 해주다가 어두운 계단을 오를 때가 되자 론의 손을 잡고 보폭을 맞춰 걸어 올라갔다.

 상영관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상영관 하나를 몽땅 빌린 것처럼 조용하고 한산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연인과 함께 영화를 본다는 사실이 기뻤는지 론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기울여 그에게 살짝 기대고 팔짱을 꼈다. 영화가 막 시작하려고 조명이 서서히 꺼질 때 코가미는 자신에게 기대어 있는 연인을 힐끗 보았다.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그도 달달한 미소를 입에 머금었다.

 

 

*

 

 

 영화는 기대했던 만큼 재밌었다.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꼬리표에 걸맞게 잔혹성을 아낌없이 보여줘서 사실성을 부각시킨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반전 있는 스토리와 연출이 좋았다. 상영되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던 론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기 시작하자 크게 한숨을 쉬었다.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던 그녀는 저도 모르게 심장께에 올리고 있던 손을 내려놓고 한껏 들뜬 감정을 억누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설마 그 사람이 범인일 줄은 몰랐어요!"

 

 론은 코가미에게 바짝 붙어 두 손을 꼭 쥐며 감상평을 얘기하다가 그가 자신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자 왜 그러냐는 듯 올려다보면서도 하던 말은 멈추지 않았다. 코가미는 그녀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주면서 세게 쥐어 하얗게 질린 손가락을 펴주었다. 그들은 크레딧이 모두 올라가고 조명이 밝게 켜질 때까지 자리에 앉아있었다. 상영관을 나올 때가 돼서야 조금은 진정한 론은 손등을 볼에 갖다 대며 달아오른 얼굴을 식혔다. 아직도 영화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했다.

 

 "시간이 애매하네요."

 

 시간을 확인한 론이 말했다. 다른 것을 하러 가기엔 시간이 많지도, 적지도 않았다. 코가미도 핸드폰을 꺼내 뭔가를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갈까요?"

 

 말을 건네며 자연스럽게 손을 잡은 코가미는 어리둥절한 론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녁 먹어야죠."

 "아아, 어디 갈 거예요?"

 "얼마 전에 먹고 싶다던 건 먹었어요?"

 "아뇨, 시간이 안 돼서……."

 

 론은 말끝을 흐렸다. 그가 말하는 곳이 어딘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 스테이크를 먹어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그것을 어디서 들었나 보다. 곁눈질로 슬쩍 올려다보니 그는 의미모를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문득, 사실이 궁금해서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코가미는 지나가다 우연히 들었다고 했다. 론은 조금 부끄러웠지만 신경써준 게 고마워서 살짝 웃었다.

 커다란 건물 앞에 도착했을 때 코가미는 론의 손을 꼭 잡고 건물 안으로 성큼성큼 발을 옮겼다. 사람이 많고 넓은 장소에 가면 분위기에 못 이겨 쭈뼛거리는 그녀를 위해서였다. 직원이 와서 예약 여부를 물을 때 론은 역시나 그의 옆에 바짝 붙어서 잔뜩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혼잡한 곳을 싫어하는 그녀이기에 이런 곳을 예약하는 것이 무리수였지만 그는 꼭 이곳으로 데려오고 싶었다. 때문에 잘 에스코트 해주어야 했다. 코가미는 잡았던 손을 놓고 한 팔로 허리를 감아 안았다.

 

 ", 미안해요……."

 

 그가 계속 자신을 신경써주고 있다는 걸 알아챈 론이 품에서 작게 속삭였다. 코가미는 사과할 필요 없다며 그녀를 다독여주었다.

 안내를 받은 곳은 적절하게 칸막이가 있는 창가 자리였다. 밝지 않은 노란 조명이 천장보다 낮은 높이에 매달려서 다른 자리보다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코가미는 와인색 의자에 론을 먼저 앉히고 메뉴판 하나를 건넨 뒤 맞은편에 앉았다. 론은 아름다운 분위기에 멍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천천히 메뉴판을 들었다. 그것을 꼼꼼히 살피던 그녀는 테이블에 내려놓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가격에 비해 양이 너무 적은 거 아니에요?"

 "먹어보면 그런 생각 안 들 겁니다."

 

 코가미는 아리송한 표정을 짓는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들은 메뉴를 고른 뒤 직원을 불렀다. 코가미는 메뉴판을 정리해서 테이블 가장자리에 놓으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스테이크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론은 물을 마시다가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조금 생각하고서야 굽기의 정도를 묻는 거라는 걸 깨닫고 입을 달싹였다. 용어가 생각이 안 나서 목소리가 나오다 말았다.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하던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 뭐였죠? 중간―…."

 "미디움?"

 

 그의 대답에 론은 밝아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코가미는 작게 웃다가 주문을 받으러 온 직원에게 메뉴를 불러주었다. 그의 말을 조곤조곤 따라하며 계산서를 끄적거리는 여성은 단아한 분위기의 미인상이었다. 그녀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끝으로 돌아가는 듯싶더니 코가미에게 눈웃음을 지어보이고는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론을 슥 훑어본 뒤 몸을 돌렸다. 주문한 직후 시선을 돌린 코가미는 몰랐겠지만 생각 없이 직원을 보던 론은 모두 보았다. 확 기분이 나빠진 그녀는 푹신한 의자에 눕는 듯 깊숙이 몸을 낮추고 부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리자 순식간에 분노가 녹아내린 론은 눈만 굴려 자신을 주시하는 푸른 시선을 마주보았다.

 줄곧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던 코가미는 빠른 시간에 여러 번 바뀌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짧게 웃었다. 무엇을 본 건지 한껏 미간을 모았다가 귀를 내리는 토끼처럼 제 목소리에 반응하여 표정이 녹아내리는 게 귀엽게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기분을 나쁘게 만들었던 이유가 궁금했기에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론은 그의 질문을 듣자 시선을 피했다. 사소한 것으로 질투하는 속 좁은 사람으로 보일 것 같았기 때문에 쉽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론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기만 할 뿐 대답은 해주지 않았다. 어색한 웃음을 짓기도 했지만 그것을 신경 쓸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 직원을 찾아가 무슨 의도로 그랬냐고 캐묻고 싶은 마음을 억눌렀다.

 주문한 음식은 론의 기분이 어느 정도 가라앉았을 때 나왔다. 음식을 가져온 직원은 아까 그 여자 직원이 아닌 다른 남자 직원이었다. 내심 안도하던 론은 테이블에 하나씩 놓아지는 접시들을 보고 작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 놓인 음식들은 하나같이 맛있어보였다. 눈앞에 놓인 음식들에 행복한 표정을 짓던 그녀는 냉큼 나이프와 포크를 집어 들었다.

 

 "먹어도 돼요?"

 

 눈을 빛내며 묻는 게 흡사 허락을 기다리는 애완동물이라 그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론은 받지 않아도 될 허락을 받아낸 뒤 포크로 스테이크 가장자리를 쿡 찔렀다. 나이프를 한 번도 써본 적은 없지만 많이 보아왔던 행동을 그대로 따라했다. 서툴지만 그럭저럭 잘 썰리는 것에 신기해하며 첫 스테이크를 입에 넣었다. 식기를 든 두 손을 꾹 쥐고 맛을 음미하던 그녀는 누가 봐도 행복한 얼굴로 손을 붕붕 흔들었다.

 

 "그렇게 맛있어요?"

 

 론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묻는 코가미에게 힘껏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는 어린아이처럼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감을 감추지 못하는 론을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

 

 

 어느 덧 해는 지평선 아래로 사라져서 하늘이 새까매졌고, 그 덕에 기온이 더 내려가 버렸다. 배불리 먹고 행복감에 젖어있던 론은 세게 부는 바람에 깜짝 놀라 코가미에게 찰싹 붙었다.

 

 "오늘 어땠습니까?"

 "정말 좋았어요! 영화도 재밌었고, 스테이크도 맛있었고!"

 

 코가미가 가까이 온 론의 어깨에 팔을 올리며 묻자 론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진심으로 즐거워해주어서 그도 만족스러운지 진한 미소를 지었다. 론은 마냥 좋은 듯 그의 옆에서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다음엔 어디 갈까요?"

 "가고 싶은 곳 있어요?"

 " 딱히? 코가미 씨는요?"

 "글쎄요, 다음에 생각나면 말해줄게요."

 

 예정대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을 옮기며 그들은 다음 예정을 주고받았다. 일상적인 시시콜콜한 얘기라도 웃으면서 대화할 수 있기에 그들은 행복했다. 비록 내일이면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갈 테지만 다음에 있을 만남을 기대하며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은 두 사람이었다.

 

 

 

 

 

 

 

더보기

 

드디어 합작이 공개되었습니다.

편집이 너무 예뻐요... 으어어

편집자 분, 참가자 분 모두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재밌었어요!

현대au는 처음이어서 많이 설레었습니다ㅠㅠㅠ!! 코가미 여전히 너무 좋아요...

 

 

+) 160423

현대au는 언제봐도 좋습니다.

쓸 때 정말 즐겁게 써가지고... 그리고 넣고 싶은 장면도 많아서 플롯, 초반 글을 두세 번 정도 수정하면서 썼던 것 같아요.

드림 합작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