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 스위트룸
카테고리
작성일
2016. 4. 23. 20:37
작성자
순묵애빛

작성일 : 15.11.22 00:51





들어주시면 더욱 좋습니다 :)







캐릭터, 코가미 신야(사이코패스)

스타일, HL 현대AU




※ 오너캐 등장

※ 원작 캐릭터와 드림주(자캐)가 엮이는 드림 소설을 싫어하는 분은 열람 자제 바랍니다.










 악몽을 꾸었던 것 같다. 닫힌 눈꺼풀을 열어 옆으로 뒤집어진 방의 풍경을 눈에 담고서야 온몸이 땀에 젖어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달았다. 천천히 숨을 쉬면서 거칠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아직 정신이 멍해서 물을 마시려고 몸을 일으키자 머릿속을 쑤시는 고통이 밀려왔다. 괴로움에 몸을 웅크리며 눈을 꽉 감고 있으려니 몽롱한 기운과 함께 악몽의 실루엣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손바닥으로 눈을 꾹 누르며 머리를 감싸쥐었다.

 갑자기 울컥하며 코 끝이 시큰거렸다. 설움과 고통에 정신을 못 차리고 한참을 웅크리고 있는데 발소리가 들렸다.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더니 이어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평소라면 벌떡 일어나 소리의 정체를 살폈겠지만 지금은 그럴 생각도, 기운도 없었다. 발소리가 바로 옆에 다가온 순간 침대에 다른 무게가 실렸다. 그리고 곧 무언가가 내 등을 천천히 쓸었다. 따뜻한 손길에 번쩍 정신이 들어 몸을 일으켰다.


 "일어났어요?"


 코가미 씨였다. 꿈인 것 같아 대답없이 눈만 깜빡이고 있자 씩 웃으며 들고 있던 머그컵을 건네주었다. 그는 받아드는 손이 떨려서 쏟을까봐 걱정됐는지 머그컵과 내 손을 함께 감싸서 이불 위에 내려놓았다. 아직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그가 손을 뻗어서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었다.

 어째서 여기 있는 걸까. 머그컵을 입에 대고 진한 향이 나는 코코아를 홀짝이고 있자니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나른히 들려왔다.


 "오늘 같이 영화 보고 저녁 먹기로 했는데."


 아, 그랬지. 고개를 끄덕였다.


 "회의가 조금 늦게 끝날 것 같다고 했더니 자고 있을 테니까 끝나면 집으로 오라고 했죠?"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들어오라고 한 적은 없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일찍 끝났어요. 전화로 깨우기 미안해서 그냥 들어왔는데 괜찮아요?"

 "이미 들어와놓고."


 잠긴 목소리로 툭 내뱉자 그는 말없이 씩 웃었다.

 그게 익살맞아서 나도 모르게 옅은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전화할 거 그랬네요. 악몽 꿨죠?"

 "아니에요. 이제 괜찮고…, 고마워요."


 어느 새 미지근해진 코코아를 쭉 들이키고 머그컵을 내밀자 그가 정말이냐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대답없이 무표정으로 마주하자 살풋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알았다는 걸까. 정말로 괜찮지는 않았지만 그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대충 둘러댔다. 그가 계속 옆에 있길 바랐지만 떠나려는 모습에 조금 씁쓸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숙였다. 아직 먹먹한 감정이 남아서 심란하게 했다.


 "론."


 코가미 씨의 낮은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아직 안 간 건지 침대 옆에 서 있던 그는 천천히 허리를 숙여 이마에 입을 맞춰주었다. 갑작스런 입맞춤에 놀라 벙져 있으니 씩 웃으며 어서 준비하고 나오라는 말을 끝으로 방을 나갔다.

 안에 있는 뭔가가 폭발했다.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라서 진짜 아픈 건지 헷갈렸다. 이마에 닿았던 말랑하고 따뜻한 것이 계속 떠올라 다른 의미로 마음이 심란해졌다. 심장에서 간질거리는 느낌이 점점 강해져서 결국엔 웃어버렸다.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몸을 웅크렸다. 덕분에 악몽이 떠오르거나 설움에 눈물이 나지는 않았지만 심장이 보다 더 크게 뛰었다. 진정하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 생각할 수록 더욱 선명하게 떠올라서 심장이 아파질 지경이었다. 결국 이 작은 소동은 십여분 뒤에 코가미 씨가 직접 일으켜주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