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 스위트룸
카테고리
작성일
2015. 6. 27. 18:35
작성자
순묵애빛


트위터 드림 전력 :: 너의 빨강구두

네 번째 주제, 오해

캐릭터, 잔저스(가정교사 히트맨 리본)

스타일, NL 연인




※ 오리지널 캐릭터 등장

※ 원작 캐릭터와 자캐가 엮이는 드림소설을 싫어하시는 분은 열람을 자제해주세요

※ 날림 주의

















 강한 햇살이 잔저스의 눈 위로 내리쬐었다. 그는 고개를 돌리면서 뒤척이다가 살며시 눈을 떴다. 느릿느릿 눈을 깜빡이며 정신을 차린 그는 잠긴 목소리로 누군가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그의 건조한 손이 닿은 옆자리에는 있어야 할 온기가 사라져 있었다. 잔저스는 흐릿한 눈으로 비어있는 자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오늘 아침엔 세인을 보지 못했다.

 세인에게 준 임무는 없었다. 높으신 분을 만나러 가는 약속도 없었다. 설령 그녀가 다른 일 때문에 자리를 비웠더라도 잔저스를 깨웠을 것이다. 언제나 세인은 일찍 일어나면 잠들어 있는 그를 깨워 인사를 하고서 방을 나간다. 항상 하던 일이었고, 무엇보다 잔저스가 원하는 일이기에 세인은 그를 깨우는 걸 빼먹은 적이 없었다. 오늘 그가 잠깐이라도 깨지 않았다면 세인은 그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괜시리 아침부터 기분이 나빠진 잔저스는 미간을 한껏 찌푸리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주던 일과를 빼먹다니. 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던 걸까, 하고 생각한 그는 더 기분이 나빠져서 혀를 찼다. 사소한 일에도 자신을 먼저 생각해주지 않는 것에 화내는 게 어린애 같은 발상이었지만 그는 그런 건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

 방을 나선 잔저스는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걸어가는 동안 평소와 다르게 조용했으며, 삭막하기까지 했다. 식당에는 그녀를 제외한 모두가 있긴 했지만 평소처럼 떠들썩하지는 않았다. 잔저스는 그것을 그리 신경쓰지 않았고 오히려 조용해서 좋다고 생각했다. 어쩐지 쥐 죽은 듯 조용한 간부들을 이상하다고 생각할 법도 한데 그는 아무렇지 않게 식사를 마쳤다. 아무런 반응이 없고 화풀이도 하지 않는 그를 간부들이 이상하다는 눈으로 쳐다보기까지 했지만 그는 신경쓰지 않았다.

 아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다른 식사는 몰라도 아침식사는 반드시 함께 하던 세인이 식당에 없다는 점에서 잔저스는 무슨 일이 일어나려 한다고 생각했다. 분위기로 보아 쿠데타는 아니고 뭔가 질나쁜 장난을 꾸미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는 쓰레기ㅡ간부ㅡ들이 뭘 하든 관심 없었지만 자신의 애인인 세인이라면 얘기가 달랐다.

 아침에 일어난 단순한 일 가지고 조급해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세인의 이상한 행동은 오늘이 처음이 아니었다. 며칠 전부터 교묘한 거짓말로 말을 돌리고 사실을 숨기며 잔저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그러는 동안에도 빼먹지 않던 중요 일과들을 한 번에 두 개나 빼먹은 게 정말 이상했던 것이다. 워낙 속을 알 수 없는 여인이라 이번에도 혼자 위험한 일을 해내려하는 건 아닌지, 그는 그 나름대로 걱정했다.

 방으로 돌아온 잔저스는 큰 창을 등지고 의자에 앉았다. 책상 위에는 그가 처리해야 할 서류가 수북했지만 며칠 전부터 손에 잡히지 않았으므로 오늘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는 서류와 눈싸움을 하다가 의자를 뒤로 빼고 긴 다리를 책상 위에 올린 뒤 눕듯이 의자에 기대었다. 끔찍한 그때의 기억과 불안한 감정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세인 체리스타, 그녀는 언제나 무모했다. 그때도 그랬다. 잔저스는 이번에도 그러지 않기를 바라며 눈을 감았다.


 그가 눈을 떴을 때 주위가 붉었다. 벌써 해가 져가고 있었다. 잔저스는 생각을 정리하려다가 낮잠을 자버린 자신을 깔보며 픽 웃었다. 아무리 피곤했다지만 점심도 건너뛰고 정신없이 잔 건 오랜만이라 어이가 없는 듯 했다. 그는 눈을 몇 번 깜박이다가 햇빛이 닿지 않아 어두운 곳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디 갔었나."


 그의 말 뒤에 일순간 부자연스러운 소음이 나더니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났어요?"


 잔저스는 말없이 눈을 굴려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이 닿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잔저스는 무거운 숨을 빠르게 뱉어내며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새빨간 눈동자가 세인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의 생일파티 준비를 위해 몰래 행동했던 거였는데

그 뒤를 쓰기가 참으로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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