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 스위트룸
카테고리
작성일
2017. 7. 31. 00:27
작성자
순묵애빛

 

 

트위터 월간 드림 7월

아무 말없이 우리는

원문 링크

 

캐릭터, 코가미 신야(사이코패스)

스타일, HL 집행관x갱생학자

 

 

 

 

※ 원작 캐릭터와 자작 캐릭터가 엮이는 드림 소설

※ 원작 설정 일부 변경/각색

 

 

 

 

 

 

 

 

 

 

 

 문득 그런 순간이 있다. 사랑하는 이의 손을 붙잡고, 품에 가둬 안고, 진하게 입 맞추고 싶은 순간. 코가미도 예외는 아니었다. 요즘 들어 부쩍 사랑스러워진 연인에게 넘치는 애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욕구가 “―싶었다.”로만 끝나는 것은 단 둘이 있을 시간이 적은 이유도 있지만 원치 않는 스킨십을 억지로 하지 않으리라는 그 자신과의 약속 때문이기도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카라노모리는 답답했다. 가끔은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억지로 하는 것 말고, 거절당해도 두어 번 더 물어보기를 원했다. 하지만 코가미는 론이 거절 의사를 표하자마자 물러났다. 이런 쪽으론 소심하다고 해야 할까, 과하게 조심스럽다고 해야 할까. 카라노모리는 한숨만 내쉬었다.

 결국 직접적으로 조언해주었다. 두 사람이 스킨십 때문에 나름 고민을 안고 있다는 건 진즉 알고 있었고, 그래도 본인들이 나름 잘 해결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은 생각보다 조심스러웠다. 카라노모리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생각하곤 비번인 코가미를 직접 불러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코가미의 절제력과 론의 수줍음이다. 두 사람의 사이를 가장 응원하고 지켜봐왔던 만큼 카라노모리는 가장 적절한 방법을 알려주었다. 입을 맞추고 싶을 때 직접적으로 묻는다면 론은 굉장히 부끄러워하며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자리를 피해버린다고 한다. 더듬더듬 말하느라 오물거리는 입술에 당장이라고 키스하고 싶은데 허락을 받지 못해 그저 가만히 기다리는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보면 대단하고 한 편으론 바보 같아서 카라노모리는 오묘한 표정과 함께 한숨을 터뜨렸다. 신야 군이나 론이나 서로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코가미는 방으로 돌아왔다. 카라노모리의 조언을 떠올리며 서류를 정리했다. 그동안 그녀가 제시한 방법은 섹슈얼한 것뿐이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곤 했는데 이번엔 꽤나 진지한 조언이었다고―항상 진지했다.― 생각했다. 간단한 방법이라 당장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노크 소리가 들렸다. 다소 아날로그한 소리에 코가미는 입가에 호선을 그렸다. 벨을 누르거나 멋대로 들어오지 않고 딱딱한 문을 직접 두드리는 사람은 한 사람 뿐이다. 디바이스로 데이터를 전송하거나 화상통화로 해도 될 것을 그녀는 항상 직접 전해주러 왔다. 바쁜 와중에도 자신을 위해 시간을 내줌에 감사했지만 오늘 만큼 기쁜 날은 없었다.

 론을 맞이하며 품에 가득 안고 있던 파일을 받아들었다. 이걸 혼자 들고 왔습니까? 여성 혼자 들고 오기엔 무리가 있는 무게였다. 론은 소파에 앉으며 고개를 저었다. 중간에 마사오카를 만나 이 앞까지 들어주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혼자 들고 오려고 했다는 소리다. 코가미는 다소 단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다음부터는 말씀해주세요. 제가 들겠습니다. 론은 그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살짝 볼을 붉히며 히죽 웃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론은 파일을 테이블에 하나씩 펼쳐두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의 상담 기록, 그에 따른 결과, 그 외 론이 개인적으로 해온 연구 기록 등등. 론의 손가락을 따라 파일을 바라보다가 흘긋 시선을 옮긴다. 오물조물 쉬지 않고 움직이는 작은 입술이 눈에 띈다. 옅게 번들거리는 선홍빛. 카라노모리가 립글로즈를 선물해줬다고 했었다. 하얀 피부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할 즈음, 론이 고개를 돌려 그를 마주 보았다.

 

 “코가미 씨?”

 

 처진 눈이 느릿하게 깜빡인다. 녹색 눈에 불안감이 서렸다. 걱정하고 있다. 코가미는 대답하지 않고 그저 천천히, 그녀의 입술로 손을 움직인다. 턱 아래를 살짝 받치고 엄지로 쓸어내듯이 좌우로 두 번 어루만진다. 그리고 눈을 맞춘다. 동그래진 눈이 크게 깜빡인다. 다시 한 번 입술을 두 번 쓸어낸다. 알아듣지 못하는 녹색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같은 행동을 서너 번 반복하자 새하얀 얼굴이 붉게 물든다. 뜻을 알아들은 건지, 이 행위 자체만으로 부끄러워하는 건지는 모르지만 코가미는 그대로 천천히 다가간다. 금방 멈출 것처럼 아주 느리게 움직이며 론의 반응을 살핀다. 서로의 숨이 얽힐 정도로 가까워져도 거부하지 않아서 그는 결국 입을 맞췄다.

 론은 눈꺼풀을 닫고 흠칫 숨을 참으며 살짝 물러났다. 그 바람에 빈틈이 생겼고 코가미는 목줄이 풀린 것 마냥 달려들었다. 뒤로 소파를 짚어 무게를 지탱하던 팔이 바르르 떨리며 주욱 미끄러지자 허리를 끌어안고 머리를 받친다. 갈 곳 없던 작은 손이 의지하듯 목에 둘러졌다. 그가 한 치의 틈도 허락할 수 없다는 듯 강하게 밀어붙이는 바람에 물러나지 못한 론은 누워버렸다. 코가미는 밑에서 바르작거리는 연인을 소중히 품에 안은 채 계속해서 입술을 탐했다.

 이런 행동이 익숙지 않은 건 두 사람 모두 마찬가지였지만 본능을 따라 문문히 이어나가는 그와 다르게 론은 호흡 하는 법을 잊었는지 숨을 멈춰버렸다. 급히 헐떡이느라 거칠어진 심장 소리는 그만 멈춰달라고 애원하는 듯 했다.

 코가미는 움직임을 늦추고 짧게 입술 도장을 찍더니 느릿하게 떨어졌다. 물 맺힌 눈과 그늘 진 상태에서도 옅은 빛을 받아 번들거리는 입술이 두드러져 보였다. 감상하듯 조용히 내려다보자 숨을 몰아쉬던 론은 붉은 기가 가시지 않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가렸다. 왜 그러냐고 묻자 부끄러워서 숨고 싶다고 작은 목소리로 답한다. 싫어하는 기색은 없다. 안도하면서도 부들부들 떠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코가미는 손등 위로 쪽, 입술을 떨어뜨린다. 귀엽습니다, 론.

 

 카라노모리는 흐뭇하게 웃으며 귀를 기울였다. 코코아가 담긴 머그컵을 두 손으로 그러쥐고 더듬더듬 말하는 눈앞의 여인이 마냥 귀여웠다. 론은 잘 읽지 않는 로맨스 소설을 인용하며 당시의 감정을 열심히 설명했다. 코가미 씨가 그런 식으로 물어보실 줄은 몰랐어요. 설레었던 순간을 털어놓는 어린 아이처럼 어깨를 움츠리고 머그컵에 얼굴 반을 가린 채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카라노모리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끄덕여줄 뿐이다. 그래서 론, 자세한 얘기는 안 해줄 거야? 사실 그녀는 무엇보다도 코가미가 사인이랍시고 만든 행동이 궁금했다. 본인은 아무리 물어도 대답을 안 해줄 테니 론에게 물어보았지만 그녀 역시 둘만의 비밀이라며 말해주지 않았다. 그들만의 비밀이 생겼다는 걸 매우 좋아하는 바람에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대신 카라노모리는 이번에 어렵게 구한 신상이라며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새까만 상자 한 면에는 심플하게 브랜드 로고가 쓰여 있었다. 네 톤에 잘 어울릴 거야. 어리둥절, 아직 받은 걸 다 쓰지 못했다고 하자 그녀는 빙긋 웃으며 번갈아 사용해도 된다고 일러주었다. 전에 바르는 법 알려줬지? 이건 좀 더 진하게 바르는 걸 추천해. 친절하게 설명하며 의미심장하게 웃는다.

 확실히 색이 예쁘기는 했다. 좀 튀어 보여도 론의 피부색과 잘 어우러졌다. 거울을 보며 카라노모리의 눈썰미에 감탄하고 있을 때 낮은 목소리가 그녀를 불렀다. 멀지 않은 곳에 코가미가 서있었다. 그는 조금 상기된 얼굴로 더듬더듬 인사를 건네는 연인에게 눈을 떼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가서는 입술 아래 엄지를 가져간다. 열심히 바른 립스틱이 번지지 않을 만큼만 매만지자 하얀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집중하는 그의 시선과 서툰 손길이 립을 바꾸었는지 묻는 듯 했다. 카라노모리 씨가 선물해줬어요. 침착하게 말하지만 몸이 잔뜩 굳어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겨우 내뱉은 말에 대답은 없었다. 대신 한 곳을 유심히 바라볼 뿐.

 론은 다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있었다. 방금 그가 둘만의 사인을 보냈다는 건―…. 그것이 만들어진 후 다른 입맞춤을 하지 않았던 건 코가미가 나름대로 절제했기 때문이라는 걸 그녀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무채색 눈동자에서 진한 무언가가 낮게 일렁였다.

 문득 얌전히 허락을 기다리는 모습이 대형견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론은 옅은 미소를 그리며 호기롭게 넥타이를 잡아 당겼다. 무슨 용기였는지. 가만히 따라오는 그가 깨닫기 전에 얼른 뒤꿈치를 들어 살짝 입을 맞췄다. 무덤덤한 눈이 당황한 빛을 띠었다. 론 역시 얼굴을 붉혔지만 쑥스럽게 웃기만 할 뿐 도망치진 않았다. 짧은 순간에 많은 자극을 받아서 멈칫거리던 코가미는 곧 능글맞은 미소와 함께 달려들었다.

 그날처럼 다급하게 시작했지만 속도는 느렸다. 연인이 서투르나마 숨 쉬려는 걸 느끼고 조금씩 여유를 두고 움직였다. 느린 키스는 생각보다 아찔했다. 코가미는 지체했다간 위험해지리란 걸 깨달았지만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머릿속이 몽롱해져 감각은 아득해지고 몸은 끊임없이 론을 원했다. 어느 순간부터 그녀를 품에 가두고 있었다는 것도 모른 채 키스를 이어갈 때 갑자기 론이 두 손으로 그를 밀어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입맞춤은 금세 끝났다. 코가미는 여느 때와 같은 무표정이었지만 약간 상기되었고, 은은하게 빛나는 눈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론 역시 잔뜩 상기된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가 무의식적으로 몰아붙이느라 숨겨웠는지 호흡이 거칠었다. 이런 식이면 안 된다. 코가미는 저를 빤히 바라보는 녹색 시선을 주시하다가 눈을 내리깔았다.

 론은 눈가를 휘어 웃었다. 카라노모리가 말한 대로 이런 면은 충성심 강한 대형견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손수건을 꺼내 그의 입가에 묻은 립을 닦아주었다. 기껏 바른 게 엉망이 되어버렸잖아요. 다그치듯 말했지만 표정과 목소리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코가미는 나른한 호선을 그린 연인의 입술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손을 가져갔다. 번진 립을 닦아내는 손길이 얌전하다. 조금 뻑뻑하다고, 차라리 아무것도 안 바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불평하는 말에 론은 기분 좋게 웃었다. 어린 아이 같아요, 코가미 씨.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눈을 맞춰오는 연인이 사랑스러워 다시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그는 마주 웃어주는 것으로 참아냈다. 조만간 큰 사고를 쳐버릴지도 모르겠다.

 

 카라노모리는 두 사람의 사이가 부쩍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눈길이 닿으면 진한 눈키스를 했다가 떨어지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자연스럽게 옆에 붙어있다. 스킨십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그녀는 매우 뿌듯해 했다.

 코가미는 카라노모리가 부쩍 수상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론이나 저를 보고 히죽 웃는다든가 틈만 나면 성적 취향을 묻는다든가 침대에서 갖춰야 할 매너를 알려준다든가. 전처럼 수위 높은 화제를 꺼내며 집요하게 질문했다. 왜 그러냐고 물을 때마다 그녀는 “신야 군과 론의 사이를 응원하는 것 뿐이야.” 라고 대답했다. 설마 선생님에게도 그런 질문을 하는 건 아니겠지? 카라노모리는 고개를 저었다. 대신 선물을 줄 거야. 그건 신야 군에게도 주는 간접적인 선물이니까 기대해. 의미심장하게 웃는다. 무엇이냐고 물어봐도 때가 되면 알게 될 거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코가미는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 예상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아직은 이르다고 생각했다.

 카라노모리는 문득 생각난 듯 물었다. 론도 론이지만, 신야 군도 준비가 안 된 거 아니야? 가만히 담배 연기를 내뱉던 코가미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건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즐겁게 썼는데...

새삼 제 작문 버릇이 얼마나 나쁜지 깨달았고..

다음엔.. 꼭..ㅠㅠ...흑

써보고 싶은 문체가 있는데 연습하고 싶습니다..

음 아무튼 총괄님, 참여하신 분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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