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 스위트룸
카테고리
작성일
2020. 10. 31. 15:56
작성자
순묵애빛

※ 원작 캐릭터와 자작 캐릭터가 엮이는 드림 소설

※ 짧음

 

 

 

 

 

 

 

 

 

 

 

Photo by Ehud Neuhaus on Unsplash

 

 

 

 10월 31일은 무슨 날인가? 할로윈 데이? 아니, 마리가 제이슨과 데이트 하는 날이다. 무려 오전부터 저녁까지. 테마로 흘러가는 카페는 어쨌냐 묻는다면 휴일이라고 시원하게 답하겠다. 할로윈이니 만큼 메르헨 카페를 기다린 사람들이 있겠지만 마리는 10월 초부터 인테리어를 할로윈에 어울리게 바꾸었고 열흘 전부터 한정 디저트를 판매했다. 바로 오늘을 위해! 사랑하는 연인과 단 둘이 오붓하게 24시간을 보낼 수 있다니, 오늘부로 10월 31일은 마리의 두 번째 생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할로윈의 날이 밝았다. 정확히 오전 7시에 눈이 떠진 마리는 아주 조용히 손가락을 튕겼다. 새벽까지 고담을 청소했을 제이슨은 한창 자는 중이다. 기쁜 날을 맞이하여 사랑스러운 볼에 입을 맞추고 싶지만 작은 소음으로도 깨는 그의 감각을 알기에 마리는 제이슨 주변으로 소음을 차단하는 마법을 걸고 조심조심 일어났다.
 아침은 혼자 먹는다. 평소였으면 느지막이 아침을 차리고 제이슨을 깨워 함께 먹었겠지만 오늘 하루종일 돌아다니다가 밤에 바삐 움직일 그를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다. 일어난 제이슨이 신경 쓰지 않도록 간단한 샌드위치로 배를 채운다. 점심은 제이슨과 함께 먹을 거고, 저녁은 제이슨이 예약한 레스토랑에서 먹기로 했다.
 오늘 뭐 하기로 했더라. 그러고 보니 오늘 데이트는 전부 제이슨의 계획이다. 할로윈에 데이트 하자고 제안한 건 마리였는데 할로윈에 카페를 쉬겠다고 말하자마자 제이슨이 그 자리에서 술술 늘어놓았다. 전부터 계획해놓은 것처럼.

 "제이, 내가 할로윈에 쉴 거 알고 있었어요?"

 마리가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을 때 제이슨은 어정쩡하게 시선을 피하며 답했다.

 "오다가다 본 것들, 시간이 생기면 너랑 하려고 기억해놨거든."

 그리 말하며 개구지게 웃던 표정은 정말이지, 멋있고 귀엽고 잘생겼고 사랑스럽고(생략). 마리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제이슨은 기쁘면 우는 버릇 좀 고치라고 타박했다. 곤란한 듯 웃으면서 안아주기도 했지. 그게 언제였더라, 정확히 32일 하고도 11시간 47분 전이다. 두 번째 생일은 그 날이 아닐까. 오늘은 세 번째 생일로 하자. 마리는 따끈한 커피를 홀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날씨는 맑음. 적당한 바람이 불지만 가을이라 코트 정도는 입어줘야 한다. 오늘 입을 옷은 며칠 전부터 정해두긴 했지만 다시 옷장을 열어 기꺼이 행복한 고민에 취했다. 한참을 손가락을 까딱이며 허공에서 춤을 추는 옷과 씨름하던 마리는 아이보리 색 스커트 대신 핑크베이지 색 스커트를 꺼내들었다. 이 색이 좋겠어! 맑게 미소 지으며 손가락을 튕기자 선택받지 못한 옷들이 실망이라도 한듯 느릿느릿 제자리로 돌아갔다.
 마리는 11시가 되기 반 시간 전에 침대로 돌아왔다. 기상하자마자 걸어둔 마법 덕에 제이슨은 아직도 곤히 잠들어 있었다. 두꺼운 눈썹과 풀어진 미간, 은근히 긴 속눈썹, 베개에 눌린 볼, 수염이 짧게 올라온 턱. 새삼스레 심장이 사랑으로 벅차오른다. 마리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부들거렸다. 평화로운 오전이 너무나 행복해서 또 다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제이슨을 처음 사랑했을 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해지지 않는 설렘에 겨우 진정했을 무렵 11시가 다 되었다. 마리는 손을 휘저어 마법을 거둬내고 이불 째로 잠꾸러기를 끌어안았다. 예상대로 몇 초 지나지 않아 이불 속에서 뒤척이는 움직임이 느껴졌다.

 "……마리…?"
 "좋은 아침이에요, 제이!"
 "응… 좋은 아침……."

 반쯤 감긴 눈을 둔하게 깜빡이던 제이슨은 굿모닝 인사를 웅얼거리며 연인의 품에 얼굴을 부볐다. 마리는 비실비실 올라가는 입꼬리를 내버려두곤 팔에 힘을 주어 꼭 끌어안았다.
 잠 덜깬 제이슨이 얼마나 귀여운지 아는가? 물론 이런 풀어진 모습은 단 둘만 있어서 그런 거지만 알 바 아니고, 마리는 그저 온 세상에 자랑하고 싶을 뿐이다. 누구에게 정말로 보여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몇 시야…?"
 "11시 2분 4초 전이에요."
 "뭐? 왜 안 깨웠어?"
 "오래 자야죠, 밤에 피곤하잖아요? 난 7시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먹었어요. 제이랑 점심 먹으려구요!"
 "그래……."

 재잘대는 말에서 들뜬 기색을 읽었는지 나른히 내뱉는 답에 웃음기가 섞였다. 마리는 꿈지럭거리는 움직임이 커지자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순순히 팔에 힘을 풀었다. 몸을 일으킨 제이슨은 그런 마리를 쓰다듬어주고는 크게 하품하며 욕실로 향했다. 부스스한 머리카락이 걸음에 맞춰 흔들렸다.

 

 

 

 

 

 

 

 

 


 

Q. 왜 이렇게 짧은가요?
A. 변명을 하게 해주십쇼 저는 분명 쓰려고 했는데요 당일에 일이 생겼지 뭐예요
그래도 제이마리 달달함을 쓸 수 있어서 행복했다,, 아쉬우니 나중에 데이트 하는 거 길게 쓸 예정.. 어흐흑
제이마리 평생 행복해..
제이마리 달달한 사랑을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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