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 스위트룸
카테고리
작성일
2016. 6. 1. 21:02
작성자
순묵애빛

 

 

 

 

 

캐릭터, 코가미 신야(사이코패스)

스타일, HL 판타지au

 

 

※ 원작 캐릭터와 드림주(자캐)가 엮이는 드림 소설을 싫어하는 분은 열람 자제 부탁드립니다.

※ 캐붕 주의

합작 원문

 

 

 

 

 

 

 

 

가향비 님 커미션

 

 

 

 전쟁은 언제나 그랬듯 모든 것을 간단히 앗아갔다. 날카로운 비명소리, 귀를 찢는 총성……. 붉은 화염과 검은 재로 뒤덮인 마을을 주시하는 이가 있었다. 깨끗한 녹음(綠陰)을 유지하는 산과 같은 빛을 띠는 눈으로 검붉은 파도 속에서 서서히 꺼져가는 생명들을 슬프게 지켜보는 이는, 아픈 색을 피하지 않고 그 맑은 눈에 담았다.

 시간이 꽤 지나자 붉은 빛이 사그라지고 검은 연기가 너울너울 피어올라 시야를 가렸다. 매운 연기가 숲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녹색 눈은 미동 없이 마을을 내려다보았다. 흩날리는 재의 뿌리마저 산들바람에 사라질 즈음에도 자리를 지킬 것 같던 푸른 시선이 순간, 뒤로 데룩 굴렀다. 검붉은 색을 품은 사람이 다가오더랬다. 굽이 달린 발 네 개가 순식간에 수풀 속으로 사라졌다.

 허리춤을 움켜쥔 손 틈 사이로 진득한 액이 흘러내렸다. 그것은 발을 디딜 때마다 울컥 터져 나왔다. 그, 코가미 신야는 주체 없이 흔들리는 시선과 불안한 호흡을 수습하면서 힘겹게 앞으로 나아갔다. 주위 공기가 부산스럽게 진동했다. 나아가는 길 뒤편에는 발자국 대신 검붉은 원이 남았다. 그저 걷기만 하던 그는 다리가 후들거리다가 툭 꺾이자 휘청대며 가까이 있던 나무에 부딪치듯 기대어 앉았다.

 누군가 와서 공격하기도 전에 싸늘하게 식을 텐데 코가미는 도륵 눈을 굴려 자신이 걸어온 방향을 살폈다. 다행히 약해진 그를 해치울 추격자 따위는 오지 않았다.

 숲은 고요했다. 한 손엔 장전된 리볼버를 들고, 남은 손으로 꾸역꾸역 피가 흐르는 상처를 부여잡은 남자의 꺼질 듯한 숨소리만 허공을 울렸다. 코가미는 눈꺼풀로 눈 아래를 꾹 짓눌렀다가 빠르게 들어올렸다. 출혈이 절로 멈추면 좋으련만, 힘껏 틀어막은 틈을 비집고 검붉은 색을 내미는 것을 보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지혈 하거나 봉합해야 하지만 힘이 빠진 당사자는 상처를 손으로 막는 것이 당장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벌써부터 초점 없이 허공을 바라보는 게 곧 얄팍한 호흡마저 끊어질 것이다.

 코가미는 목에 걸려 잘그락거리는 인식표 두 개를 비교적 자유로운 손에 올렸다. 각각 적힌 것은 자신과 전우의 이름. 잔뜩 갈린 이름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눈은 서글픔과 분노가 섞인 색을 띠었다. 여러 감정이 뒤섞인 얼굴을 하던 그는 낮은 신음을 내며 눈살을 찌푸렸다. 은색의 쇠붙이를 그러쥔 손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손에 막혀 삐져나오기만 하던 피가 울컥하더니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한계가 온 것일까. 코가미는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들어 올리려 했지만 그 순간에 세상 어느 것보다 무거워진 얇은 막을 들어올리기란 어려웠다. 결국 그는 눈을 감았다.

 빛을 잃어가는 눈동자에 새하얀 형상이 비친 것은 숲의 요행이었을까.

 

 

*  *  *  *  *

 

 

 달그락. 참으로 일상적인 소리가 들렸다. 잠든 사람을 깨울만한 건 아니었지만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군인을 깨우기엔 충분했다. 피곤한 눈꺼풀이 천천히 열렸다. 따뜻하게 내리쬐는 은은한 햇살과 건조한 나무냄새가 그를 반겼다. 정신을 잃기 전과의 상황과 굉장히 이질적이어서 코가미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는 포근한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꿈인지 죽은 건지 아리송했는지 건조한 눈을 열심히 돌려가며 주위를 훑었다. 오른쪽에 놓인 갈색 선반, 벽 한 구석에 바짝 붙은 침대, 왼쪽에서 따사로운 빛을 들여보내는 창문이 놓인 이곳은 병실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방이었다.

 진한 나무향이 나는 선반 위에는 코가미의 리볼버와 새 옷가지가 있었다. 낯선 분위기에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던 그는 뻐근할 몸을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상체를 일으켰다. 곧 그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지며 무의식적으로 허리께를 움켜쥐었다. 손에 까끌한 것이 닿자 물음표를 띄운 시선이 아래로 굴렀다. 입을 벌리고 울컥 피를 쏟던 상처가 말끔히 봉합된 채 하얀 붕대에 감싸여있었다.

 치료가 되어 있다. 그 외, 팔과 다리에 났던 자잘한 상처까지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코가미는 아직까지 흐리멍텅한 머리를 굴려 생각하다가 문 밖에서 발소리가 들리자 손을 뻗어 선반에 놓인 리볼버를 집었다. 엄지손가락에 걸린 안전장치가 서서히 풀어졌다. 금속이 마찰하는 소리가 손 안에서 터졌다가 사그라졌다. 굳어진 공기를 느리게 들이마시며 귀를 기울이던 그는 문고리가 미세하게 움직이자 총구를 겨누었다. 발소리는 그가 있는 방 앞에서 멈췄고 인기척은 확실히 문을 열려고 한다. 저릿한 고통과 싸우며 부릅뜬 시선으로 문을 주시하던 코가미는 문이 열리자 방아쇠에 건 검지에 힘을 실었다.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밝은 무채색 머리카락. 움직임을 따라 부풀었다 줄어드는 것이 그에겐 낯이 익었다. 어깨로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녹안(綠眼)을 가진 여성. 그녀는 총을 겨눈 코가미를 보고는 움찔 놀라며 양손에 들고 있던 것을 떨어뜨릴 뻔 했다.

 

 “선생님?”

 “네… 일어나셨어요?”

 “여긴…….”

 “제 집이에요.”

 

 론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은 코가미에게 친숙한 인물이었다. 한 달에 서너 번 그의 마을로 내려와 아픈 사람들을 돌봐주던 의사가 항상 숲에서부터 오긴 했지만 숲 속에서 사는 줄은 몰랐던 코가미는 멍한 표정을 지으며 총을 내렸다.

 론은 그가 경계를 풀자 경직되었던 숨을 내쉬었다. 깊은 숨소리에 퍼뜩 제 행동을 깨달은 코가미는 고개 숙여 사과했다. 죽다 살아난 사람이 주위를 경계하는 건 당연한 것이겠지만 선생님에게 실례를 범했단 것은 사실이었기에. 론은 면목이 없다는 표정을 지은 그에게 가벼운 미소를 지어보이곤 쟁반 옆 옷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거, 옷이 성하지 않아서 가져왔어요. 맞을지 모르겠네요.”

 

 그녀는 멋쩍은 얼굴로 손수 만든 초콜릿을 건네는 소녀마냥 수줍어했다. 긴장한 어깨 위 새하얀 머리카락이 가늘게 떨렸다. 코가미는 방금 전까지 잘만 맞추던 시선을 피하고 손끝을 우물거리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옅게 웃었다. 가져온 게 아니라 그를 위해 직접 만들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그의 나긋한 인사말에 하얀 귓불이 붉게 물들었다. 론은 조심히 시선을 맞추고는 눈꼬리를 한껏 휘어가며 미소 지었다. 그녀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헤픈 얼굴로 잔뜩 헤실거리던 아가씨는 정신을 차리고는 아침을 하러 간다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코가미는 빠르게 사라지는 뒷모습을 눈으로 좇다가 고개를 살짝 숙여 푹 꺼지는 바람소릴 냈다. 그와 비슷한 또래의 성인이며 전문적인 지식을 다루는 사람이다. 다정하기보단 정 없이 제 할 일만 정확하게 해낸다는 평을 듣는 론이 그의 앞에선 사춘기 소녀 같았다. 침대 위에 앉아 홀로 웃던 그는 제 손에 들린 리볼버를 보았다. 제법 행복한 순간을 만끽하던 표정이 차게 식었다. 무채색 눈동자는 은색 리볼버와 손을 말없이 주시하다가 슬그머니 내려오는 얇은 피부 뒤로 숨었다. 복잡한 감정이 그의 얼굴에 서렸다.

 괴로운 듯, 고통스러운 듯 아랫입술을 찌그러뜨리고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던 코가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놓고 간 옷을 집었다. 빳빳할 것 같던 옷은 의외로 부드러웠다. 이미 상의를 벗고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소매에 팔을 집어넣었다. 셔츠는 알맞은 크기로 그의 몸을 감쌌다. 소매의 옷감이 팔의 상처를 건드렸는지 코가미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소매단추를 풀어 두어 번 접어 올렸다. 걸을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닐 텐데, 그는 기어코 자리에서 일어났다. 걸음을 디딜 때마다 메마른 입에서 낮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꽤나 괴로워하는 소리였건만, 정작 당사자는 개의치 않고 발을 옮겼다. 문까지 열어버린 그는 밝은 갈색 복도를 따라 천천히 걸어갔다.

 복도 끝에 다다르자 부엌으로 보이는 곳에서 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 론을 볼 수 있었다. 풀잎 색 앞치마를 두르고 냄비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그녀는 인기척을 느꼈는지 복도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진지하게 굳어있던 표정이 순식간에 풀어졌다. 론은 손에 들린 국자를 놓고 그를 향해 허겁지겁 다가왔다.

 

 “왜 일어나셨어요? 아직 다 안 나앗는데, 상처가 벌어지면 어쩌려고 그래요.”

 

 코가미는 대답하고 싶지 않은 건지, 딱히 변명거리가 떠오르지 않는 건지 입을 다문 채 말이 없었다. 론은 그의 앞에서 안절부절 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답은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이렇게 스스로 나온 이상 다시 들어가지 않을 성격이라는 것을 아는지, 작은 손이 가늘게 떨리는 남자의 손을 잡고 부축하여 식탁까지 데려다 주었다. 론은 다음부턴 이렇게 나오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준 뒤에 다시 부엌으로 향했다.

 친절한 도움을 받아 의자에 앉은 코가미는 그녀를 주시했다. 새하얀 머리, 초록색 눈동자와 잘 어울리는 앞치마. 그의 입술이 희미한 호선을 그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이것저것 신경 쓰이는 게 많았다. 전투가 그쳤지만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닐 테지. 그의 목에 걸린 다른 이의 인식표가 그를 끌어내렸다. 손에 묻은 수많은 사람의 피. 코가미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눈을 감으며 천천히 내뱉었다. 무거운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길 바라며.

 

 “마을, 말이에요.”

 

 보글보글 끓는 소리 외에 들리는 것 없이 조용했던 침묵을 깬 것은 차분한 목소리였다. 식탁 한 구석을 노려보던 코가미의 시선이 흘긋 돌아갔다. 불안한 눈동자를 쓴웃음으로 마주하던 그녀는 장갑 낀 양손에 냄비를 들고 식탁으로 다가왔다.

 

 “전쟁이 끝난 지 좀 됐어요. 코가미 씨가 회복하느라 닷새를 잠들어있었거든요.”

 

 회색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론은 올곧음을 유지하려 애쓰며 그가 궁금해 할 것을 설명해주었다. 전쟁이 끝난 마을은 피폐해졌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힘을 모아 새로운 삶을 꾸리려 한다고 했다. 어제는 사람들을 치료해주러 내려갔었다고. 조곤조곤 들려오는 사실에 안심이 되었는지 코가미는 찡그렸던 미간을 풀었다. 론은 아직 할 말이 있는지 머뭇거렸다. 장갑 두 개를 겹쳐 식탁 한 구석에 내려둔 그녀는 가볍게 떨리는 손을 꾹 쥐고 다시 입을 열었다.

 

 “떠날 거래요.”

 

 크게 뜨인 무채색이 흔들리는 녹색을 바라보았다. 말이 끊겼다. 코가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무슨 말이냐고 되묻지 않았다면 그대로 입을 다물고 있었을 것이다. 론은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말하려고 했지만 입술이 바르르 떨리고 자꾸만 제자리를 벗어나는 시선은 어쩔 수 없었다.

 론. 코가미의 낮은 음성이 공간을 메웠다. 진중히 들으려는 그와 달리 론은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상황이 역전된 것 같은 분위기 속, 참을성 있게 기다린 남자는 이어지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떠난다. 살아남은 사람들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끝난 척 생존자를 몰살한다는 정보가 있었다. 생존자들은 급한 불만 끄고 마을을 떠날 것이고, 산 너머 다른 마을로 간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힘 있는 나라의 보호를 받으며 새로운 사회를 구축하고 희망을 키워나가는 곳으로. 어찌 생각하면 다행이고 좋은 소식이었지만 그 마을을 위해 싸워온 코가미는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소중한 것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좌절감이 그를 무겁게 짓누를 테지.

 코가미 씨. 다정한 목소리가 그를 불렀다. 새하얘지도록 꾹 쥔 손에 작은 것이 올려졌다. 당신 탓이 아니라는 따뜻한 눈이 그를 마주했다.

 그들은 한참을 말없이 마주보고만 있었다. 먼저 시선을 돌린 것은 코가미였다. 그는 쓴웃음을 짓고는 그래도 마을로 내려가 봐야겠다고 말했다. 론의 말을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어 했다. 론은 놀란 눈치였지만 안 된다는 말을 하진 않았다. 씁쓸한 얼굴로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대신에 치료가 모두 끝난 뒤에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코가미가 수긍하자 그제야 창백해보이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부엌을 두어 번 더 다녀오고서 수저 두 짝을 가져와 한 짝은 그의 앞에, 한 짝은 자신의 앞에 놓았다.

 

 “빨리 낫고 싶으면 잘 먹어야겠죠?”

 

 한결 밝아진 목소리로 말한 론은 팔을 벌리고 차려진 식탁을 자랑스레 내보였다. 기대감에 찬 얼굴로 빤히 바라보는 바람에 코가미는 느릿하게 수저를 들었다. 그는 담백한 감사인사를 한 뒤 식사를 시작했다. 마른 입술이 움직이면서 표정이 누그러지는 걸 본 론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히죽 웃었다.

 

 향 좋은 나무로 만들어진 오두막 안 한 면을 가득 채운 책 앞에, 코가미가 있었다. 아무렇게나 뻗친 머리를 쓸어 넘기던 그는 벽 자체를 책장으로 만든 듯한 모양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와 함께 설거지를 하고 나서 더욱 기분이 좋아진 론은 그의 옆에 나란히 서서 수줍게 웃었다.

 한가로이 책등을 훑는 푸른 눈이 이끌린 듯, 한 곳에 멈추었다. 들뜬 목소리로 그를 부르며 이동식 계단 위로 오른 론은 망설임 없이 손을 뻗었다. 아슬아슬해 보였던지라 뒤에서 지켜보던 코가미가 걱정했지만 그녀는 괜찮다더니, 결국 책을 꺼내들고는 다소 경쾌한 움직임으로 뒤로 돌자 이동식 계단이 흔들렸다. 중심이 흐트러진 작은 몸은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론은 입과 눈을 꾹 닫고 몸을 잔뜩 움츠렸다. 바로 앞에서 코가미는 그녀를 조심스러운 손길로 안아 발이 땅에 닿도록 내려주었다. 그에게 뛰어내려 안긴 자세가 돼버려서 당황한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사과했다.

 

 “죄송해요, 이 책 드리려고 했던 건데…….”

 

 엄청 재밌게 읽었거든요. 코가미 씨도 분명 좋아하실 거 같아서……. 붉은색 표지의 책을 내밀며 끝맺어지지 않는 말을 변명처럼 내뱉었다. 그가 괜찮다며 받아 들어도 그녀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화끈거림을 어쩔 줄 몰라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쩔쩔 매는 행색이 귀여워보였는지 코가미는 손을 뻗어 하얀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곤 곧 흠칫 놀라며 손을 치웠다. 순간, 그의 눈에 죄책감이 스쳤다. 그것을 알 리 없는 론은 힐긋 책장으로 시선을 굴리곤 가까운 책을 집어 들었다. 밖에 나가면 책 읽기 좋은 데가 있어요. 아직까지 붉은 얼굴을 식히며 부엌으로 휘적휘적 걸어간 그녀가 말했다.

 코가미는 먼저 가 있으라는 말에 끄덕이며 작은 창이 달린 문으로 향했다. 싱싱한 생화로 장식된 나무문을 관찰하며 문고리를 돌린 그는 갑자기 쏟아지는 햇빛에 눈살을 찌푸렸다. 날은 굉장히 화창했다. 빛에 익숙해졌을 즈음, 코가미는 눈을 굴려 독서하기 좋은 곳을 찾았다. 론이 말한 장소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는데, 그곳은 오두막과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마치 또 다른 방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다. 커다란 나무 그늘 밑에 놓인 긴 소파, 책 몇 권이 꽂혀 있는 작은 책장, 다른 나무 사이에 단단히 묶어놓은 해먹, 낮은 테이블. 형식적인 공간이 아닐 뿐이지 갖출 건 모두 갖춘 낭만적인 곳이었다.

 

 “비가 오면 곤란하지 않습니까?”

 

 느릿느릿 발을 옮기며 관찰하던 그가 뒤따라오는 기척을 느끼곤 속삭이듯 물었다.

 총총 뛰어 그를 지나친 론은 자신 있게 문제없다고 대답했다. 넓적한 잎을 가진 나무가 빗방울을 모두 막아준다는 설명에 코가미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가 곧 가볍게 넘기곤 그녀를 따라 소파로 다가갔다.

 론은 책을 옆에 끼고 머그컵 두 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두었다. 그리곤 손잡이를 소파 쪽으로 돌려놓았다.

 

 “제 건 코코아, 코가미 씨 거는 커피예요.”

 

 컵을 올려놓기에 알맞은 모양의 나무줄기에 머그컵을 내려놓은 론은 해먹에 몸을 뉘였다.

 참으로 평화하다. 코가미는 푹신한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손에 책을 들고 있으면서도 읽을 생각은 없는 듯 했다. 은은한 흙냄새가 섞인 산들바람을 가만히 맞기만 하던 그는 커피향이 저를 부르듯 바람을 타고 콧잔등을 간지럽히자 머그컵을 들었다. 커피가 입에 맞는지, 그의 입가에 엷은 호선이 그려졌다. 회색 눈동자가 자연스럽게 커피를 준 사람을 찾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하얀 여인의 주위는 흑백사진마냥 모든 색이 빠진 것처럼 보였지만 미세하게 움직이는 푸른 눈과 분홍빛이 감도는 피부가 색은 있다고 일러주었다. 독서에 몰두하는 그녀를 달달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눈동자는 곧 정갈히 나열된 책 속으로 시선을 옮겼다.

 론은 시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물론 집 안에도 시계 비슷한, 시계 대신 쓸 만한 것도 없었다. 그나마 시간을 알 수 있는 거라곤 하늘의 색깔. 의사라는 직업은 시간이 중요할 텐데도, 론은 시간에 대해 말할 때 일출, 어스름 같은 개념으로만 얘기했다. 하지만 그녀가 시간 약속을 어긴 적은 없었다. 일출에 오겠다고 하면 해가 뜨자마자 나타났고, 일몰에 간다고 하면 해가 지자마자 돌아갔다. 무슨 특이한 방법이라도 있는 걸까?

 그러한 이유로 이번에도 정확한 시간은 몰라도 해가 뉘엿뉘엿 나무 밑으로 들어가는 걸 보니 시간이 꽤 지났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코가미는 머리를 등받이에 기대고 눈을 꾹 감았다. 읽었던 문장을 또 읽고, 처음부터 읽더니 결국엔 책을 덮어버렸다. 반 정도 읽은 책을 비워진 머그컵 옆에 내려놓았다. 오랫동안 책을 읽으니 눈이 피로할 것이다. 뒤의 커다란 나무가 만드는 그늘의 모양과 위치가 달라지긴 했지만 햇빛으로부터 두 사람을 막아주기엔 충분했다. 노곤한 몸을 풀기 위해 스트레칭을 하던 그는 론이 있을 방향을 바라보았다.

 해먹 위에서 하늘을 보고 누운 론은 곤히 잠들어있었다. 책은 배 위에 펼쳐져 뒤집어진 채로 손에 붙들려있었다. 색색, 잔잔한 소리를 내며 평화로운 수면을 취하는 그녀의 머리 위에서 다람쥐 한 마리가 서성이고 있었다. 해먹의 줄을 타고 하얀 머리 위에 도착한 녀석은 이리저리 바쁘게 두리번거리다가 도토리 몇 개를 내려놓았다. 작은 나무열매는 복슬복슬한 머리카락 사이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왔던 곳으로 돌아갔던 조그만 동물은 같은 행동을 두어 번 반복하다가 나무 위로 사라졌다.

 모든 것을 소파에 앉아서 지켜본 코가미는 부드러이 웃었다. 경이로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다람쥐가 도토리를 선물해주고 간 것처럼 보였고, 실제로 그랬다. 그것도 사람에게. 다람쥐는 경계심 많은 야생동물이 아니던가. 어릴 적 이야기 속에서나 볼 법했던 장면을 생생하게 목격한 그는 다시금 떠올리더니 이번엔 소리 내어 웃었다. 눈이 쌓인 풀잎 위에 떨어진 도토리를 연상케 하는 모습에 그의 입 꼬리는 내려올 생각을 안 했다. 얼굴 근육에 경련이 일어 바르르 떨릴 즈음, 작은 숨소리가 툭 잠겼다. 꿈나라를 구경했을 눈이 느릿하게 떠졌다. 론은 머리 위로 팔을 뻗어 기지개를 폈다. 막 깨어나 일어날 준비를 하는 어린 아이를 보듯 하던 코가미는 그녀가 고운 눈살을 찌푸리며 팔을 휘저어 자신을 부르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송해요, 일으켜주실래요?”

 

 그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고, 가늘게 떨리던 창백한 손은 진정되었다. 코가미는 다른 손으로 그녀의 목 뒤를 받쳐 조심히 일으켜주었다. 용케 떨어지지 않고 잘 올라가 있는 도토리가 눈에 띄었다. 아무리 봐도 신기한 일이다. 금방 떨어질 것 같더니 아직까지 매달려 있는 도토리하며, 그것을 가져다준 다람쥐까지 떠올렸는지 그는 작게 웃어버렸다. 론은 코가미가 난데없이 웃음 소리를 내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올려다보았다. 옅은 웃음을 머금고 하얀 넝쿨 같은 머리카락에서 도토리 하나를 꺼낸 코가미는 아직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에게 보여주며 입을 열었다.

 

 “어떤 다람쥐가 주고 갔습니다.”

 

 그녀는 작은 도토리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장난스러운 웃음을 터뜨리며 머리 위를 더듬었다. 손 안에 한 아름씩 쥐며 떼어내니 양이 꽤 됐다. 한 손에 잔뜩 쌓인 도토리를 살피는 론의 표정은 행복감에 푹 젖어있었다. 가끔 이렇게 선물을 갖다 준다며 어린 아이처럼 재잘거리는 그녀를, 코가미는 덩달아 누그러진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곤 다음에 만나면 보답 해주겠노라 다짐하며 땅에 발을 딛고 일어나려는 그녀를 부축해주었다. 론은 수줍게 웃으며 고맙다 말한 뒤 빈 머그컵을 챙겨 이만 들어가자고 했다. 눈을 굴리며 주황색이 섞인 빛을 띠는 숲을 살피던 코가미는 하얀 머리 뒤에서 빼꼼 얼굴을 내밀고 있는 도토리를 발견하곤 웃음을 터뜨렸다.

 

 

*  *  *  *  *

 

 

 

 코가미의 치료는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그는 론의 오두막에서 지내면서 다람쥐가 도토리를 선물해줬던 것과 비슷한 일을 몇 번 더 목격했다. 그녀가 나무 옆에서 조곤거리며 혼잣말로 속삭이다가 슬쩍 웃음을 지으면 거기에 화답하듯 나뭇가지가 흔들린다거나─바람은 불지 않았다─ 코가미가 근처에 있으면 도망가기 바빴던 동물, 곤충이 론에겐 먼저 다가와서 주위를 맴돈다든가. 여러 가지 나무 열매와 씨앗을 창가에 놓고 가기도 했다. 언제는 론이 자리를 비웠을 때 누군가 찾아와서 그가 문을 열어주었는데 어린 수사슴이 그에게 직접 약초를 건네준 적도 있었다. 모두 착각이라고 여길 수 있겠지만 그러기엔 횟수가 너무 많았고 생생했다. 론은 그가 물을 때마다 아무렇지 않게 “평생을 숲에서 지냈더니 다른 사람보다 경계를 덜 하는 거 아닐까요?” 라고 대답하곤 했다. 다소 장난스럽게, 그러면서도 뭔가를 숨기려는 것 같았지만 코가미는 그냥 넘어갔다. 알려지면 곤란한 사실인 듯해서 굳이 깊게 캐내려고 하지 않았다.

 숲의 녹음이 가장 진해졌을 때, 코가미의 치료가 끝났다. 나아도 상흔은 남았는데 어쩔 수 없는 것임에도 론은 유난히 속상해했다. 괜찮다고, 시간이 지나면 나을 거라고 해도 그녀는 쓴웃음만 지었다.

 약속한 날이 되었다. 론은 며칠 전부터 한 땀 한 땀 만들던 것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어두운 색의 외투는 그의 몸을 부드럽게 감쌌다. 론은 외투를 이리저리 살피다가 두어 번 살짝 두드리며 만족했다. 하지만 슬쩍 웃는 그녀의 낯빛이 어딘가 좋지 않았는데, 코가미가 묻기도 전에 그녀는 마을로 내려올 때마다 두르던 망토를 어깨에 걸치고 먼저 문 밖으로 나갔다. 코가미는 열린 문 사이로 보이는 익숙한 뒷모습을 주시했다. 마른 어깨가 축 처져있었다. 론은 아침부터 힘이 없었다. 그녀는 코가미가 나와서 문을 닫자 천천히 그를 올려다보았다. 잔뜩 오므려진 입술이 달싹였다. 가늘게 떨리며 벙긋거리기만 하던 입술은 꾹 다물렸다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싱그러운 호선을 그렸다.

 

 “길이 모난 데가 많으니까 조심하셔야 해요.”

 

 차분한 목소리로 주의를 주는 목소리엔 여전히 힘이 없었다. 대답할 새도 없이 망토를 여미며 걸음을 옮기는 바람에 코가미는 결국 론의 생각을 알아내지 못한 채로 그녀를 따랐다.

 그들은 한동안 말없이 걸었다. 예고대로 길이 울퉁불퉁해서 딛을 때 꽤 힘들 텐데 론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어렵지 않게 내려갔다. 코가미가 운동 신경이 좋지 않았다면 빠른 속도를 따라가기에 버거웠을 것이다.

 론은 가끔 뒤쪽을 힐끔거리며 그의 상태를 걱정했다. 코가미는 괜찮다고 대답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호흡이 거칠어졌다. 그럴 때면 그녀는 슬쩍 속도를 늦춰 보다 작게 움직였다. 세심한 배려 덕분에 다치지 않고 순조롭게 산을 내려가기를 수십 분, 드디어 완만한 평지가 나왔다. 코가미가 땅을 차며 다리를 풀고 있을 때 론은 하늘을 살폈다. 맑고 새파랗던 하늘이 이제는 은은한 붉은 빛을 띠었다. 찌푸린 눈으로 태양을 노려보던 그녀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시선을 돌렸다.

 

 “오늘 떠날 거예요.”

 

 숨을 고르던 그에게 물통을 건네주며 말했다. 생존자들이 오늘 저녁에 떠난다. 적의 공습은 오늘 밤에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더 빨리 떠나야 했던 거 아닙니까?”

 “오늘 아침에서야 준비가 끝났을 거예요.”

 

 우리가 도착했을 때 이미 출발하고 없는 편이 더 안전하지만요. 다급히 묻는 그에게 차분히 대답해주고선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킨 론은 그와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그들 사이엔 다시 정적이 감돌았다.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웠기 때문에 그들은 서로의 발소리만 들으며 이동했다.

 길만 따라 걷다가 론이 코가미를 멈춰 세웠다. 그가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그녀는 옆의 수풀을 가리키며 이쪽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다시 가파른 길을 가야 했지만 다행히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려오고서 익숙한 건물이 보이는 방향으로 조금 걷자 그의 마을이 나왔다. 어느 덧 하늘은 선명한 주황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처참한 광경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던 그의 손이 하얗게 질려 바르르 떨렸다.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코가미는 자신을 부르는 조용한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코가미 씨.”

 

 나지막하게 그의 이름을 한 번 더 읊조린 론은 그를 마주하지 않았다. 항상 대화할 때면 눈을 맞추었는데. 코가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짧게 대답했다. 아침부터 상태가 좋지 않아서 걱정됐는지, 상태가 안 좋아 보인다고 말하려는 그보다 론이 더 빨랐다.

 

 “안녕.”

 

 잔뜩 억누른 말을 힘겹게 내뱉으며 고개를 들었다. 모자의 그림자에 가려진 녹안이 노을빛을 받아 탁하게 빛났다. 더 할 말이 있는 듯 입을 달싹였다. 코가미는 침착하게 그녀를 마주했다. 간절하고 서글픈 표정이 그를 쿡쿡 찔렀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고 고개를 숙였다가 옆으로 돌리기도 하고, 쉽게 말을 잇지 못하던 론은 곧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시선을 맞췄다.

 

 “욕심 부리면 안 되니까, 기다리겠단 말은 안 할게요.”

 

 떨리는 눈가에 슬쩍 투명한 것이 비쳤다. 코가미가 한 발자국 다가가자 그녀는 두 발자국 뒤로 물러나서는 쓰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에겐 저보다 우선시해야 하는 일이 있다. 론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옆에 있어달란 말도 안 할게요.”

 

 게다가 그녀도 지켜야 할 비밀이 있었다. 그에겐 말하지 못한.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깨달은 코가미가 다시 한 걸음 앞으로 옮기자 론은 그만큼 거리를 벌렸다.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으며 웃어주려는 모습이 툭 건드리면 무너져 내릴 것처럼 위태로웠다.

 

 “선생님.”

 

 간절하게 불렀음에도, 론은 거리를 좁혀주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한 번 저을 뿐이었다.

 

 “자기 일이라고 무리하면 안 돼요.”

 “선생님.”

 “식사는 균형 맞춰서, 꼬박꼬박 드시고.”

 “…선생님.”

 “아, 책 읽는 건 좋지만 오래 읽─”

 “론.”

 

 부르는 것을 못 들은 건지, 무시하는 건지 제 말만 하던 론은 그가 잠긴 목소리로 제 이름을 부르자 말을 멈췄다. 찡그렸던 눈이 크게 떠졌다.

 둘 사이에 침묵이 찾아왔다. 코가미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지 연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물에 젖어 빛나는 푸른 눈이 그를 바라보았다. 론은 그가 말하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침묵이 몇 분간 이어지다가 코가미의 입이 머뭇거리며 열렸다. 마침내 말을 하려고 운을 띄우려는 순간, 큰 폭발음이 그의 목소리를 막았다. 땅이 흔들릴 정도로 큰 소리여서 두 사람은 놀란 얼굴로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았다. 곧 희미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적의 공습이다. 그들이 우려하던 대로 적은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공격해왔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동시에 혼란스러운 시선을 맞췄다.

 

 “방금 산에서 소리가 났습니다.”

 “아직 사람들이 대피하지 못한 것 같아요.”

 

 코가미를 시작으로, 론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방금 전의 애틋한 분위기는 어디가고, 두 사람은 빠르게 분위기에 녹아들어 행동하려고 했다. 론은 채 마르지 않은 눈을 굴리다가 입을 열었다.

 

 “코가미 씨는 마을로 가서 사람들을 대피시켜주세요.”

 “선생님은 어쩌실 겁니까?”

 “저는 저쪽으로 갈게요.”

 

 그녀가 가리킨 방향은 처음 큰 소리가 났던 곳. 그대로 뒤로 돌아 뛰어가려고 하자, 코가미가 불러 세웠다. 론은 염려하는 그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쓰게 웃었다.

 

 “고마워요.”

 

 당신의 그런 다정한 면이 좋았어요. 작은 중얼거림은 아랫입술을 짓이기는 바람에 입 안에서 사라졌다.

 론이 짧은 인사를 끝으로 달리기 시작하자 다급한 목소리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무심코 따라가려던 코가미는 마을에서 폭발음과 비명소리가 들리자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다. 마을로 향하기 전, 론이 뛰어간 방향을 돌아본 회색 눈에 낯선 형상이 희미하게 비쳤다.

 

 그녀가 걸치고 있던 것과 똑같은 망토를 목에 걸고 달려가는 건 새 하얀 암사슴 한 마리. 아스라이 멀어지던 것은 순식간에 수풀 사이로 뛰어들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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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쓰고 못다한 변명이라고 읽는다...

 

총 세 작을 신청했고 신야론은 두 번째로 썼는데

일주일하고도, 또 일주일을 지각해서야 완성했다.

총 2주 걸렸지.

주최자님께 너무 죄송스러워서 멘션 굽신굽신 보냈는데 흔쾌히 지각을..받아들여주셨다.. [왈칵

 

신야론.. 세 번 뒤엎었던 거 같다.

처음엔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가, 갑자기 아는 사이로 바뀌고.

ㅋㅋㅋㅋ...아이고

다음부턴 시간 배분, 분량 조절 잘 하는 걸로.

나름 기승전결 있는 스토리 짜고 싶다고 플롯을 체계적으로 짰더니

진짜 엄청 길어져서... 당황.

 

그래도 약 한 달 반이라는 시간동안 빠르게 글을 쓰면서 배운 게 많다. 느낀 것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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